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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운동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해, 다시 모인 한국의 목소리: 10.5 이스라엘 규탄 전국집중행동 집회 성황리에 개최

by Domoleft 2024. 10. 6.

[사회운동]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해, 다시 모인 한국의 목소리

10.5 이스라엘 규탄 전국집중행동 집회 성황리에 개최


출처: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지난 10월 5일 오후 2시,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이하 긴급행동)에서 주최한 <가자지구 집단학살 1년, 10.5 이스라엘 규탄 전국집중행동의 날> 집회가 서울 보신각에서 개최되었다. 성황리에 마무리된 이번 집회에는 약 1,500여 명(주최측 추산)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전국 각지에서 서울로 모인 참석자들은 작년 10월 7일 이후 1년 간의 집단학살 희생자들을 기리고 이스라엘을 규탄, 팔레스타인 민중과의 연대를 다졌다.

 

사회운동단체 전환을 포함하여 진보정당, 노동조합, 시민사회단체 등 약 215개 단체가 함께하고 있는 긴급행동은 2023년 10월 22일 열린 제1차 집회를 시작으로 격주 토요일마다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를 개최해 왔으며, 이번 전국집중행동의 날로 제25차 집회를 맞이했다. 1,500여 명의 참석자들은 보신각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된 집회에 참석한 다음 명동을 지나 이스라엘 대사관으로 행진했다.

 

참석자들은 행진 간 이스라엘군에 의해 살해된 민간인 희생자들의 이름과 얼굴을 담은 피켓을 들고 이스라엘의 학살을 규탄했다. 이번 집회에는 최근 이스라엘의 레바논 및 이란 확전 시도를 고려하여 "레바논 침공 즉각 중단하라", "중동 확전 중단하라" 등의 구호가 함께 등장하여 눈길을 끌었다.

 

집회 현장에서는 가자지구 출신 난민 살레 씨, 서안지구(웨스트 뱅크) 출신 난민 키리야 씨 등 한국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디아스포라(Diaspora)들의 발언을 비롯해,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의 이영아 활동가, 퀴어팔레스타인연대의 타리 활동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활동가와 시민들의 연대발언이 이어졌다. 다음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에 의해 가족과 토지를 잃은 살레 씨의 발언 전문이다.

발언하는 서안지구 출신 난민 키리야(사진 좌측), 가자지구 출신 난민 살레(사진 가운데). 출처: 레마(녹색당 홍보팀장)

가자에서의 1년 간의 집단학살을 겪고 여러분들을 뵙습니다. 살해, 강제 이주, 파괴의 해였습니다. 4만 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고, 실종자는 1만 명, 부상자는 9만 명에 이릅니다.

저는 올해 할아버지, 삼촌, 사촌, 그리고 많은 친척과 친구들을 잃었습니다. 저 역시 집을 잃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은 가자지구의 수십만 팔레스타인 사람들과 같습니다. 지난 360일은 마치 360년처럼 지나갔습니다. 이 모든 상황에도, 팔레스타인인들은 자신들의 땅을 굳건히 지키며 계속해서 점령자들에게 저항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의 자유로운 인민들도 저항과 투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나크바의 날로부터 지금까지, 저희 가족은 세 번째로 토지를 빼앗긴 난민이 되었습니다. 저희 할아버지는 1948년에 이브나 마을에서 강제로 추방되었고 2000년에 또 다시 땅을 빼앗겼습니다. 저희 가족은 이 전쟁 중에 다시 한 번 쫓겨나 토지를 잃었습니다.

이런 일들은 우리로 하여금 점령, 난민, 대량학살, 인종청소 등의 핵심 문제로 다시 돌아가게 합니다. 우리 모두의 대의는 인간의 대의, 즉 정당한 토지 해방의 대의이므로 팔레스타인이 점령 상태에 있는 한 나아갈 길은 없습니다. 우리가 자유를 얻고 권리를 되찾을 때까지 우리의 권리를 계속해서 옹호하고 요구하는 것 외에 나아갈 길은 없습니다. 베트남, 인도, 알제리, 한국 등은 억압과 점령으로부터 해방된 중요한 사례들입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목소리를 높일 것입니다. 강에서 바다까지, 팔레스타인은 해방되리라!

- 살레 (가자지구 출신 난민)

집회와 행진에 참여하는 전환 회원들. 출처: 전환

 

당일 집회에서 사회운동단체 전환 회원들은 전환이 함께하고 있는 체제전환운동 조직위원회의 참여 단체들과 함께 깃발과 피켓을 들고 행진을 진행했다. 집회에 참석한 전환 집행위원장 나경채는 "한국은 지난 10년 간 대(對)이스라엘 무기 수출액을 3배 이상 늘려 왔다"면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집단학살과 중동 확전 시도에 대해 우리 역시 인류의 일원으로서 책임이 있기에 향후 팔레스타인과 더욱 적극적으로 연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등 노동조합 조직들, 정의당, 녹색당, 노동당 등 주요 진보정당들에서도 많은 활동가와 당원들이 이날 집회에 함께했다.

 

한편 작년 10월부터 긴급행동에 집행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전환 회원 이재융은 1년 전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식민점령의 진실을 알게 된 것을 느낀다며 팔레스타인 연대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는 것에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재융은 "주요 언론에서 다루지 않음에도 팔레스타인 땅의 사람들은 여전히 싸우고 있다"며, 흔들림 없이 팔레스타인과 중동 민중에 대한 연대를 확대하려 노력하는 것이 지금 한국 사회에서 국제연대 운동의 과제임을 강조했다.

 

긴급행동 측은 2주 후인 오는 10월 19일(토) 제26차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점령과 학살이 중단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연대 집회 및 이스라엘 대사관 앞 1인시위를 진행할 방침이다.

 

 

참조

-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홈페이지 둘러보기

- 이스라엘 대사관 앞 1인시위 신청하기


이도영

전환 기관지 편집위원장.

아마추어 디자이너 일도 가끔 한다.

여전히 사회운동과 진보정치가 만들 다른 세상의 가능성을 믿고자 한다.